지난 포스팅에 이어 오늘은 정말 헷갈리는 맞춤법을 가져왔습니다. 바로 '데'와 '대'입니다. 이건 정말 쓸 때마다 맞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는 채로 쓰고 있고, 어느 상황에 무엇을 써야 하는지 많이 헷갈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이 쓰이는 단어이니 제대로 알고 쓰는 게 좋겠죠?
아래 글을 읽다 보면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한 줄로 요약하고 시작할게요.
남이 경험한 것을 표현할 때는 '대'를 쓴다. 놀라거나 못마땅한 경우 사용하는 의문문에서는 '대'를 쓴다. 일단 이것만 기억하세요.
국어사전에서는 뭐라고 되어 있을까요?
'-데'는 해할 자리에 쓰여,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 와서 말함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라고 합니다. '데'는 많은 뜻이 있지만 오늘은 종결어미로 쓰이는 '-데'에 대해 알아볼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즉,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을 전달할 때 쓴다는 것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반면에 '-대'는 '-다고 해'의 줄임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즉, 남이 경험한 것을 들은 것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온 집안을 다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없데. (내가 온 집안을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없더라.)그 집 자장면 맛있데. (그 집 자장면 내가 먹어봤는데 맛있더라.)
본인이 경험한 과거의 사실을 얘기하는 것이고 '데'를 '더라'로 바꿔도 이상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이렇게 쓰는 걸 본적이 별로 없어요. 저도 안 쓰는 데다가 '데'를 '대'로 바꾸면 의미가 완전 달라지는데 발음은 같아서 헷갈릴 것 같습니다. 위 예시에서 '데'만 '대'로 바꿔볼까요?
온 집안을 다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없대. (누군가가 온 집안을 다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없다고 해.)그 집 자장면 맛있대. (누군가가 그 집 자장면을 먹어봤는데 맛있다고 해.)
예시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내가 경험한 것은 '데', 남이 경험한 것은 '대'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쓰는 '했데'와 '했대'는 뭐가 맞는 표현일까요?사실 문맥에 맞게 쓰면 둘 다 맞는 표현일 될 수 있지만 우리가 이 표현을 쓰는 경우는 대부분 남의 경험을 얘기할 때입니다.그래서 '했대'가 맞는 표현이라고 보시면 속이 편하실 것 같네요.
아래와 같은 경우에 '했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 지은이가 벌써 결혼을 했데. (내가 지은이의 결혼식을 다녀와서 얘기하는 경우)
- 지은이가 벌써 결혼을 했대. (지은이가 결혼한 것을 누군가에게 들은 경우)
솔직히 1번의 경우 '했더라'라고 하지 누가 '했데'라고 합니까. 듣는 사람 헷갈리게. 그냥 '했대'만 쓰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여기까지 읽으시면 '데'를 쓸 경우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ㄴ데'가 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그리고 우리가 쓰는 '데'의 대부분은 여기에 해당되고 국어사전에서도 '데'와 'ㄴ데'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일단 'ㄴ데'의 국어사전 뜻을 볼까요?
-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일을 감탄하는 뜻을 넣어 서술함으로써 그에 대한 청자의 반응을 기다리는 태도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
- 일정한 대답을 요구하며 물어보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각각 예를 들어 볼까요?
- 내일이 엄마 생일인데 미역국 좀 끓여볼래?
- 저분 키가 엄청 큰데요?
- 너 저녁에 뭐 먹을 건데?
이런 경우에는 전부 '데'가 쓰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엄청 많이 쓰시고 있죠?
놀라거나 못마땅한 경우 사용하는 의문문
'대'가 쓰이는 경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어떠한 사실을 인식하고 놀랐거나, 그 사실이 못마땅한 경우 의문을 나타낼 때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오늘 일이 왜 이렇게 많대?
- 그 먼 곳까지 놀러 갔대?
이런 경우에는 '대'를 써야 합니다.
'ㄴ데'도 의문문에 쓰이는 경우가 있어서 헷갈릴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사실을 이미 인식하고 있어서 대답을 요구하는 의문이 아니라는 점만 알고 계시면 될 것 같네요.
오늘은 '데'와 '대'를 구분하는 방법을 최대한 간단히 알려드리려고 했는데 글이 좀 장황해진 것 같습니다.
정리를 했는데 더 헷갈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에요...라며 마지막으로 핵심 요약.
다른 사람한테 들은 얘기를 말할 때는 '대'를 쓰세요~
대답을 요구하는 상황이 아닌 경우 '대'를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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