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소더비 경매에서 크립토펑크(CryptoPunk) #7523이 1180만 달러, 한화로 약 130억 원에 판매되었습니다. #7523은 파란색 얼굴의 외계인이 니트 모자와 귀걸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그림입니다. 9개밖에 안 되는 외계인 중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높은 금액에 거래된 것으로 예상되며 코비드 에일리언(Covid Alien)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습니다.
글로벌 결제사업자 비자(Visa)도 크립토펑크 #7610을 15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8천만 원에 구매하면서 NFT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였습니다. 비자는 지난 60년 동안 역사적인 커머스 장치(초기 종이 신용카드 등)라고 판단되는 것들을 수집해 온 것으로 유명합니다."NFT는 앞으로 소매, 소셜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등의 미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이라며 NFT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크립토펑크는 어떻게 탄생하였는가?
크립토펑크는 2017년 6월 앱 디자인 및 비주얼 아트 스튜디오 '라바 랩스(Lava Labs)'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개발한 NFT 프로젝트입니다. 24 x 24 픽셀아트 이미지에 NFT기술을 적용하였습니다. 기존에는 디지털 파일이 쉽게 복사가 가능하고 원본과 사본의 구분이 불가능했지만 NFT기술로 인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크립토펑크는 NFT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원본 여부를 보장할 수 있고 그 희소성을 인정받아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크립토펑크 시리즈는 남자, 여자, 좀비 , 유인원, 외계인 5개 캐릭터로 구성되며 여기에 담배, 귀걸이, 헤어, 모자 등의 장식이 최대 7개까지 붙습니다. 이러한 속성이 랜덤 하게 추가하여 총 1만 개의 아바타로 구성됩니다. 남자 6039개, 여자 3840개, 좀비 88개, 유인원 24개, 외계인 9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무래도 발행 수가 적은 좀비, 유인원, 외계인은 희소가치가 높겠죠.
처음에는 공짜였다고?
크립토펑크를 처음 접한 분들은 아마 다들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이런 그림이 어떻게 백억이 넘어?"
엄청나게 잘 그린 작품도 아닌 데다가 24픽셀밖에 안 되는 작은 사이즈니까 이런 의문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크립토펑크는 초기에 무료로 배포되었습니다. 2017년에 라바 랩스에서 실험적으로 발행한 것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이 NF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특히 크립토펑크는 초창기 NFT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한몫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1만 개밖에 없습니다. 만약 NFT가 새로운 포맷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크립토펑크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크립토펑크는 라바 랩스 홈페이지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며 최근 팔린 것 중 가장 낮은 가격은 39만 달러, 한화로 약 4억 6천만 원입니다. 일반인이 관심 갖기에는 먼 나라 얘기 같네요. 이렇게 가격이 오른 이유는 아마도 투기심리와 부자들의 과시욕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잠깐 인기를 끌다가 서서히 관심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거죠.
하지만 NFT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NFT를 거래하기 위한 인프라들이 충분히 갖춰진다면 이런 현상을 돈 있는 사람들의 유희로만 단정 짓기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많은 NFT 프로젝트들이 생기고 있으며 이런 수집품들이 활발히 거래되는 시장 또한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중들을 위한 상용화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댓글